울릉도의 첫 날을 일일 여행 코스로 섬 일주를 한 다음날이다. 이날은 원주에서 일하고 있는 친구가 주말 이틀간 차박과 낚시를 조인하기로 해서 강릉에서 배를 타고 들어왔다. 3시가 좀 안돼서 저동항에 도착한 친구를 픽업하고, 친구와 함께 다시 한번 섬을 돌며 빠르게 관광을 시켜줬다. 이 친구와 나의 목적은 낚시 및 차박이었다. 그래서 빠르게 어제 내가 돌던 코스를 돌면서 중요한 관광지만 보고 섬을 다 돌았을 때쯤 다시 마주한 남양항 근처의 따개비 식당에서 식사를 했다.
첫날 일일 여행 코스가 궁금하다면 아래 블로그를 참고하면 된다.
2022.06.22 - [여행] - 울릉도 차박 여행 첫날, 울릉도 한 바퀴 일주 여행 코스 추천!
친구랑 나랑 둘 다 따개비 칼국수를 시켰고, 여기에 문어 초회를 하나 추가했다. 이 집은 어떤 음식이든 다 맛있는 듯하다. 초무침도 굉장히 맛있게 먹었다.
나는 어제도 그렇고 작은 볼락을 또 한 마리 잡았다. 거북 바위는 포인트가 좋은 것 같다. 내항 쪽에서 전갱이를 몇 분 간격으로 계속 낚아 올리는 조사분이 계셨는데, 어떤 채비로 어떻게 하는 건지 참 물어보고 싶었지만 그냥 내 낚싯대만 바라보며 고기가 물길 기다려 본다.
작은놈은 놔주고 곧 사이즈가 있어 보이는 볼락을 한 마리 더 낚았다. 특이하게 한쪽 눈이 없는 볼락이었다. 농담 삼아 정말 눈이 멀어서 물려온 고기라고 했지만 역시나 한쪽 눈알만 갖고 지금까지 살아온 놈이 측은해서 인지 바로 놔줬다. 친구는 이 거북 바위를 시작으로 돌아가는 날까지 한 마리의 고기도 낚지 못하고 가는 저주를 받게 된다. 해가 질 때 즈음까지 거북 바위에서 낚시를 하다가 도동에서 간단히 먹을거리를 사서 차박 세팅을 하러 가기로 한다.
도동항에 들러 광장쪽에 있는 새우튀김 집에 들렀다. 새우튀김을 사고, 야경을 한번 둘러보고 차박지로 가기로 한다. 독도 새우튀김 인대, 7마리에 20,000원인가 했던 것 같다. 가격대가 있는 편이다.
새우튀김을 기다리던 중, 술에 취한 중년 아저씨가 나와 친구가 줄 서있는 걸 가지고 시비를 건다. 자신이 먼저 왔다고 반말과 함께 욕을 한다. 욕을 하다가 미안하다고 했다가, 화를 내다가 본인이 부족한 사람이다라는 등 말이 자꾸 바뀐다. 결국 어찌어찌 상황을 잘 마무리하긴 했지만, 우린 새치기를 하지도 않았고, 15분은 서 있었는데, 가만히 옆에 서 있다가 갑자기 그렇게 손찌검하려는 듯 행동을 하면서 반말로 욕과 화를 낼 줄은 상상도 못 했다.
마음을 추스르고 새우 튀김을 산 후 뒤를 돌아보니, 아까는 새우튀김만 생각하느라 보이지 않았던, 여기저기 자리를 펴고 술을 마시는 나이가 지긋한 어른들이 보인다. 고성방가를 지르는 사람부터, 좁은 골목길을 지나가는 차의 운전자를 향한 근본 없는 욕설을 하는 사람들, 제대로 몸을 가누지 못하면서 방파제 옆에서 떨어질 것 같은 사람들, 주체하지 못하는 취한 몸으로 노래를 부르며 넘어질 듯 이어지는 춤사위를 이어가는 사람들 등, 정말 어떻게 보면 자유로운 여행의 모습인지 무법 지대인지 분간이 되지는 않았다.
원래 가보고자 했던 울릉여객터미널 위의 야간 공연장은 이미 공연과 함께 굉장한 소음이 있었기에, 또 비슷한 상황이 발생할까 싶어 가지 않았다.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이 없는 해안 산책로를 빠르게 보고 차박지로 가기로 한다. 저녁인데도 해안 산책로가 열려있다. 해안산책로에서 불이 반짝이는 도동항은 아름다웠다. 이제 독도 새우튀김을 들고 차박지인 내수전 몽돌해변으로 향한다.
내수전에 도착해서 빠르게 텐트를 쳤다. 바로 바다 옆으로 차를 붙여서 텐트가 뒤로 안 날아가도록 바퀴에 줄을 연결해서 텐트를 묶었다. 안에도 무거운 짐들을 꽤 넣어뒀다. 다행히 바람이 많이 불지는 않아서 괜찮았다.
화장실을 다녀오는 길에 해수욕장 쪽으로 2개의 데크가 있어서 사진을 찍어봤다. 캠핑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제대로 된 데크는 저렇게 두 개인데 백패커라면 굳이 데크가 필요할 것 같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조그만 1,2인용 텐트를 칠만한 공간이 도로 밑으로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 돌이켜 보면 바로 바다 옆으로 텐트를 친 게 위험해 보이기는 한다.
우리가 텐트를 친 위치에서 1분정도 걸어가면 바로 화장실이다. 화장실은 미닫이 문으로 되어있고, 안에 샤워실도 있는 듯했다. 깨끗하고 관리가 되고 있는 곳이었다.
뒤쪽 언덕 밑으로 화장실을 다녀오는 길에 계속 물이 나오는 곳이 있었는데 주변이 황토색이다. 뭔가 물이 철분이 있는가 싶어서 한번 살짝 만져보았는데, 물 자체는 크게 차갑지 않은데, 엄청나게 강한 철분 냄새가 났다. 태하 황토구미 쪽도 아마 이렇게 지반이 불그스름 해진 건가 싶었다. 사온 새우튀김과 맥주를 맛있게 먹고, 잠을 청해 본다. 덥지도 춥지도 않은 밖에서 자기 꽤나 좋은 날씨다.
차 뒷편에 텐트가 있다. 밤새 잘 자고 나와서 사진을 찍어본다. 날씨는 조금 구름이 있지만 전반적으로 맑다.
내수전에는 저렇게 차양막이 2개 있는데, 왼편에 보이는 차양막은 밑에 수영장이 있다. 여름 시즌에 운영하는 듯하고, 오른편 차양막 밑에는 아무것도 없어서 차를 대고 캠핑하기 좋다. 아무래도 여름 수영장이 열기 전까지는 괜찮은 듯하다. 우리가 간 날은 다른 차량이 차양막 밑에 자리를 크게 펴고 있어서 사용하지 못했다. 잘 사용하면 2대, 혹은 한 대 정도 차량이 사용할 수 있는 정도의 공간이 된다.
도로 밑에 공간이 있다고 한 부분이다. 좌측에 보면 길 밑으로 공간이 있는데, 사진에서 작게 보이지만, 웬만한 1,2인용 백패킹 텐트는 칠 수 있는 정도의 공간이 된다. 위에 도로에 차를 대고, 밑에 공간에 텐트를 치는 것도 좋을 듯하다. 일어나서 텐트와 짐 정리를 빠르게 하고 저 우측에 보이는 방파제에서 낚시를 도전했다
울릉도에 있으면서 볼락, 용치놀래기, 놀래미를 원 없이 잡아봤다. 여기서도 4마리 정도 물고기를 잡았다. 그 사이에 친구는 한 마리도 잡지 못한 게 함정이다. 이렇게 울릉도 내수전 몽돌해변에서의 차박을 마친다. 차박 하기에 굉장히 좋은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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